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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학 Q&A

 

  • [RE]요리모토진장 에 관해 궁금합니다

  • 관리자

  • 2019.12.20

  • 812

안녕하십니까?
한국SGI 교학부입니다.

* 시조 깅고(四條金吾): 니치렌 대성인 재세시의 신도로, 문하의 중심인물. ‘시조 나카쓰카사 사부로 사에몬노조 요리모토’를 말합니다.

* 니치렌 대성인은 무엇보다 적과 투쟁하기 위해서 문장을 쓰셨습니다. 그 한마디 한마디에는 상대의 심장을 꿰뚫는 듯한 열렬한 기백이 담겨 있습니다. 그 가장 전형적인 어서로 <요리모토진장>이 있습니다. 이 어서는 모두 적에게 박해를 받은 제자를 위해 대성인 스스로 붓을 들어 반격의 뜻을 담아 그 제자의 이름을 붙여 쓰신 어서입니다.
〈요리모토진장〉은 가마쿠라 문하의 지도자격인 시조깅고를 위해 쓰신 어서로, <시조깅고전답서>(불가석소령사)를 첨부해 1277년 7월에 미노부에서 깅고에게 보내셨습니다.
이때 깅고는 절체절명의 궁지에 놓여 있었습니다. 한달 전인 6월 9일, 깅고는 대성인 문하 중에서 손꼽히는 논객으로 평가받고 있던 산미보의 권유로 가마쿠라 구와가야쓰에서 열린 류조보와 벌인 법좌에 갔습니다. 류조보는 히에이산 출신의 학승으로, 설법이 대단히 좋다는 평판을 받고 있었습니다. 산미보는 그런 류조보에게 법논을 제기해 철저히 파절했습니다. 이때 깅고는 단지 법좌에 함께 참석했을 뿐이었습니다. 그런데 16일 후인 6월 25일, 시마다사에몬입도와 야마시로민부입도 두 사람이 깅고의 주군인 에마 씨가 보낸 하달장을 가지고 왔습니다. 깅고가 류조보의 법좌에 무장하고 난입했다고 탄핵하고, 주군이 믿고 받드는 료칸과 류조보를 비판했다고 비난하는 내용이었습니다. 그 하달장에는 법화경의 신앙을 버리겠다는 서약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지금의 영지를 몰수하고 에마 씨의 저내(邸內)에서 추방하겠다는 심한 요구도 포함되었습니다.
깅고가 난동을 부렸다는 증언자까지 나타났습니다. 비방하며 좁혀 오는 포위망의 배후에 료칸 일파가 암약한다는 사실이 명확했습니다. 하달장을 지참한 두 사람은 깅고의 동료가 아니라 막부의 관원이었다는 설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막부의 권력이 개입해 큰 소동으로 발전시키려는 음모가 있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깅고는 곧바로 절대 신앙을 버리지 않겠다는 결의를 써서 에마 씨의 하달장과 함께 미노부에 계신 대성인에게 보냈습니다. 편지를 읽은 대성인은 애제자를 위해 〈요리모토진장〉을 쓰셨습니다. 그런데 이 〈요리모토진장〉은 ‘언론전은 이렇게 해야 한다.’는 본보기가 되는 문장입니다.
‘면도칼과 손도끼의 장점만 모은 것’이라고 할까요. 구체적인 거짓말 하나하나를 면도칼로 날카롭게 자른 뒤, 상대가 주장하는 근간을 손도끼로 탁 잘라버린다는 느낌입니다.
먼저 산미보와 류조보가 주고받은 논점을 극명하게 재현한 뒤 거짓을 폭로하고, 료칸과 류조보의 추한 정체와 주군에 대한 깅고의 충성심을 주장하고, 마지막에는 깅고를 추방하면 에마 씨는 무간지옥에 떨어진다고 엄하게 단언하셨습니다. 그 전형적인 논법은 일단 상대의 처지에 서서 그것이 그대로 가면 모순을 드러내고 파탄한다는 사실을 명확히 제시했습니다.
예를 들어, “원래 료칸 상인은 평소 살아 있는 풀조차 베어서는 안 된다고 설법하셨지만, ‘법화경·정법을 홍통하는 승려를 단죄하라.’는 말은 자어상위(自語相違)가 아닙니까, 어떻습니까. 이 승려가 바로 천마가 들어간 승려가 아닙니까.”(어서 1157쪽, 취의)라고 쓰셨습니다. 료칸은 평소 온 일본의 살생을 금해야 한다고 설법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대성인을 단죄하라고 소장을 제출했습니다. 이것은 모순입니다. 그러므로 천마가 들어간 승려라고 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다그치면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또 논리의 뛰어남과 함께 생생하게 정경을 떠오르게 하는 묘사력도 특징이겠지요. 료칸이 비를 기원할 때, 몇백명을 동원해 기원을 하게 했지만 결국 비는 오지 않았습니다.
대성인은 이 전말을 되돌아보고 “료칸에게 ‘일장(一丈)의 도랑을 건너지 못하는 자가 어떻게 이장(二丈), 삼장(三丈)의 도랑을 건널 수 있겠는가. 비를 내리게 하는 쉬운 일조차 못하는데 어떻게 어려운 왕생성불(往生成佛)을 시킬 수 있겠는가.’ 하고 책하자 료칸은 눈물을 흘리고 제자들은 뭐라 할 수 없을 만큼 분했다. 료칸이 부끄러움을 안다면 자취를 감춰야 하지 않겠는가.”(어서 1158쪽, 취의)라고 단언하셨습니다. 눈물을 흘리며 분해하는 료칸의 모습이 떠오르는 듯합니다. 덧붙여 상대의 심정을 누르고 끄집어내 흔들어대는 다음의 표현도 참으로 멋집니다. “깅고가 저내를 떠난다면 주군은 바로 무간지옥에 떨어지겠지요. 그렇다면 깅고 혼자 성불해도 아무런 보람도 없다고 한탄할 뿐입니다.”(어서 1162쪽, 취의)〈요리모토진장〉을 배독하니 “이렇게 말해야 한다. 이렇게 싸워야 한다.”고 질타하고 격려하시는 대성인의 육성이 들려오는 듯한 기분이 듭니다. 사실 닛코 상인을 비롯한 제자들은 〈요리모토진장〉을 서사해 언론투쟁의 교과서로 공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