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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SGI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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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화와 희망 그리고 가능성 - ‘핵무기 없는 세계’ 캠퍼스 평화문화활동

  • 김선경

  • 2010-05-31

  • 5,521


레인 핫셀 성균관대학교 교수

한국SGI 대학부 ‘캠퍼스 평화문화활동’ 전시를 보고



최근 성균관대학에서 개최된 한국SGI 대학부들의 캠퍼스 평화문화활동 전시를 관람했다. 도다 조세이(戶田成聖)와 이케다(池田) 박사 그리고 여러 과학자 철학자들의 포스터가 전시된 전시장을 지나가는 관람객 한 사람 한사람에게 핵무기 확산금지와 평화의 철학을 호소하는 대학부들의 패기와 지식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분명, 이 생기 넘친 젊은이들은 이케다 박사의 사상과 한국SGI 회원들에게서 촉발되고 감흥받았음을 확신할 수 있었다.

핵무기 축소는 인류의 가장 시급한 과제다. 전시장에는 이 문제에 관한 세계 석학들의 의견이 소개되었는데, 그 중 필자는 라이너스 폴링과 버트란드 러셀의 학식 그리고 이케다 박사의 강한 의지를 깊이 신뢰하게 되었다. UN의 원자력 관련 협회가 과거의 문헌과 현재 사건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반면 필자는 이 문제에 관한 개인적 경험과 생각을 몇 가지 적고자 한다.

1년 전, 아내 페처린과 히로시마를 방문해 평화박물관과 기념비, 영상물을 본 후 평화공원으로 향했다. 성경을 손에 쥔 한 여성이 우리에게 다가와 과연 평화가 가능한지 의견을 물었다. 박물관을 견학하고, 충격적인 영상물을 본 직후라, 나는 잠시 멈칫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글쎄요’라고 대답했다. 1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나의 대답은 불확실하다.

숙련된 과학자인 내가 바라보는 현실은 긍정적인 확답을 하기에는 너무나 암울하다.

히로시마에 처음 원자폭탄을 투하하기 전, 한 기독교 목사는 이를 찬탄했다고 한다. 원자폭탄 투하는 군사기지가 아닌 민간인의 공격이었다. 이후 그 목사는 자신의 기도를 취소했다. 원자폭탄 개발에 참여한 과학자들, 그리고 현재에도 무기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과학자들을 생각해 본다. 일본에 투하된 폭탄은 인간을 대상으로 한 무기실험이었고, 소련에게 입증하기 위함이었다.

군사적 목적은 불분명했다. 연이은 냉전시대에는 천문학적인 숫자의 군사비를 책정, 인류문명을 종식시키고도 남을 무기개발이 진행되었고, ‘안보’라는 명목으로 아직도 선거운동이 펼쳐지기도 한다. 올바른 역사관이 정립되지 않는 한, 문제는 반복될 것이다. 개화된 사회를 원한다면 ‘교육’만이 그 해답이다.

의미있고, 구체적인 증거를 동반하지 않는다면, ‘희망이 있다’라고 말할 수 없다. 지금 우리에게는 핵관련 문제외에도 기후변화와 계속되는 빈곤문제, 부의 불균형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더미처럼 쌓여있다. 이러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현재 태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시위처럼 반항세력의 출현을 막을 수 없다. 인간이 만들어낸 위기상황은 우리의 삶을 퇴보시키고 있다. 과거의 실책만을 논하는 것은 현실을 외면하는 일이기도 하다.

아마도 참된 희망은 현실에 토대를 둔 우리의 경험에서 비롯될 것이다. 문명사회는 이미 시작되었고, 마라톤과 같은 긴 여정을 달리고 있다. 이제는 개인의 희망과 행동을 사회적 측면으로 넓혀야 할 때다. 1960년대 미국의 공민권 운동, 민주적이고 협동적인 과학의 발전, 국제법 확장의 시발점은 개인의 희망과 행동에서 비롯되었다. 어찌 보면 지금의 전쟁은 백년전의 전쟁보다 덜 잔인해 보일 수도 있다. 물론 잔인하지 않은 전쟁이 있을 수 없지만, 지금의 무기는 과거 드레스덴이나 도쿄 런던 때와는 다르다. 하지만 더욱 강력하고 파괴적인 무기를 끊임없이 개발하고 있고, 폭력의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기에 문명 사회 도처에는 이에 대한 시위 역시 끊이지 않고 있다. 문명사회는 품위와 용기에 기반한다.

소비주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생명을 소중히 하는 생활태도를 가지기란 쉽지 않다. 현대사회의 스트레스와 욕망은 타인의 지배와 타락의 결과를 가져온다. 왕자와 공주가 되고 싶은 엘리트주의는 현대사회의 심각한 문제이자, 민주주의 실현의 장막이고, 빈곤계층에게는 치명적인 타격이다.

욕망에 사로잡혀 원하는 것을 얻고자 전쟁마저 불사하는 이기주의에서 벗어나 모두가 필요로 하는 것을 얻기 위해 ‘협동하는 삶으로’라는 사고의 전환은 인류를 더욱 발전시킬 것이다. ‘민간 외교와 협동’만이 낡아빠지고 비효율적이며 비도덕적인 인간 먹이사슬의 고리를 없앨 것이다. 또한 ‘생명을 소중히 하는 삶의 방식과 행동’만이 현재 세계가 안고 있는 구조적 문제를 타파하고 긍정적인 사회구조를 건설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끝으로, 핵무기 확산 금지조약, 교토 의정서, 세계인권 선언문, 그리고 경제적 평등에 관한 여러 국제법 제정과 운동은 문명사회가 긍정적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증거이다. 산탄식 폭탄 금지, 폭력없는 정권 교체, 여성의 사회참여 등을 볼 때 분명 인류사회는 발전하고 있다. 특히 여성의 사회참여가 미래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 스웨덴 의회의 여성비율은 남성을 앞질렀고, 르완다 또한 여성의원의 수가 남성보다 많다. 코스타리카는 군대를 해체했고, 자연환경 보존지역을 확장함으로써 친환경국가의 모델이 되고 있다. 볼리비아에서는 오랜 전체주의의 압정에서 벗어나 첫 원주민 대통령이 당선되었다. 위의 모든 예는 우리가 희망을 품을 수 있다는 증거이다. 그리고 이 행동에 근거한 희망만이 인류의 발전을 도모할 것이다. ‘협력과 공생(共生)’이라는 사고의 전환만이 보다 건설적이고 참된 사회 구축과 발전의 해답이다.

평화를 이룩하기 위해서는 진지한 도전과 책임이 따른다. 평화와 민주주의를 구경꾼처럼 바라만 보아서는 안 된다.

참된 평화는 사회구성원인 우리의 마음과 행동에 정의와 진실, 자비와 용기의 정신이 불타오를 때 실현된다. 어느 국왕이 말한 것처럼 국민총행복지수(Gro-ssNational Happiness)가 바로 참된 평화의 증거가 아닐까 싶다.


레인 핫셀

성균관대학교 성균어학원 교수, 서울 국제 연구 모임 (The Seoul Global Study Group)의 창립 멤버다.

과학과 기술, 빈곤문제가 주요 연구테마다.



() | 화광신문 : 10/05/28 878호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