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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SGI 소식

창가의 좌담회에는 벗의 희망의 꽃,
행복의 꽃, 평화의 꽃, 우정의 꽃,
승리의 꽃이 활짝 피어납니다.

  • 이케다 SGI 회장 중앙일보 ‘내 생각은…’ 기고글 전문

  • 김선경

  • 2010-04-05

  • 5,186


한·일 밝은 미래, 청년들에게 달려있다


1990년 9월 도쿄 후지(富士)미술관 소장이었던 필자는 ‘서양회화 명품전’의 한국 개막식 참석차 한국을 처음 방문했다. 전시장이던 호암갤러리에서 “소년 시절부터 동경해 왔던 나라에 드디어 오게 되어 감개무량하다”는 인사를 했던 걸로 기억한다.

내가 한국을 동경한 것은 한국이 지금의 일본 문화가 있게 한 은인이기 때문이다.

‘조용한 아침의 나라’의 문화적 광채가 얼마나 선명하고 풍성하게 일본의 여명을 밝혀주었는지를 나는 잘 알고 있다. 한국으로부터 전달된 우수한 선진 문화인 벼농사, 청동기, 철기, 토목·관개 기술, 한자, 달력, 의학, 약학, 건축, 그림, 조각, 음악 등으로 인한 영향은 현대 일본인의 생활 문화에 면면히 이어져오고 있다. 한국이 일본의 ‘문화 대은(大恩)의 나라’임은 필자의 인생 신념이자 엄연한 역사적 진실이다.

그러나 군국주의 일본은 침략과 오만한 식민지배를 통해 그 큰 은혜를 짓밟고 풍요로운 한국의 문화를 파괴하려 했다. 이는 인륜의 도리에도, 동아시아의 가치관에도 어긋난 짓이었다. 젊었을 때 징병으로 2년간 서울에 있었던 내 아버지는 “일본이 하는 짓은 심해. 그런 횡포와 오만함은 분명 잘못됐어”라고 되뇌었다.

아버지는 한국에서 들었던 격언도 가르쳐 주었다.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였다. 사람 간의 우호를 쌓아 올리는 데 있어 이만한 지혜가 없다고 본다. 이후 이 격언은 인생의 길에서 몇 번이나 가슴에서 되새겨졌다. 모든 것은 자기 자신이 용기를 가지고 진심 어린 말을 이야기하는 것에서 시작된다고.

나와 함께 대담집을 발간한 20세기의 대표적 역사가 토인비는 자국 중심의 역사관을 ‘역사의 감옥’이라고 했다. 과거 자국의 어리석은 행위에 눈을 감아버리는 편협함이야말로 ‘마음의 감옥’을 만드는 것이다. 이 감옥을 깨부수지 않고서는 일본의 진정한 국제화도 있을 수 없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로부터 진심 어린 신뢰를 받을 때만이 일본은 평화 국가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다.

21세기 일본에서는 한류 문화의 열기가 이어지고 있다. 한류는 일본인의 마음을 여는 매개체가 되고 있다. 이것이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지속되기 위해 양국은 더욱 넓고 깊은 인적 교류를 해나가야 한다. 그 주역은 바로 청년이다. 청년에게는 국가·민족·종교 등 모든 차원을 넘어설 수 있는 열린 마음이 있다. 불행의 역사를 넘어 미래의 세계를 건설해 가는 한없는 에너지가 있다. 나는 청년의 정열과 가능성을 믿는다. 일본의 청년은 한국의 청년과, 한국의 청년은 일본의 청년과 먼저 사이가 좋아졌으면 한다. 우정을 나누는 것이다. 일대일 교류의 뿌리 위에 우정의 꽃들이 만개해 퍼져나간다면 한·일 우호라는 보물의 다리는 반석이 될 것이다.

한국의 대교육자 안창호 선생은 “견고한 기초 위에 좋은 건설이 있고, 튼튼한 뿌리 위에 좋은 꽃과 열매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필자가 창립한 창가(創價)대학에서도 한국의 많은 대학과 교류를 나누고 있다. 필자도 영원한 청년의 마음으로 한·일 우호를 위해 전력을 다할 것이다.





() | 화광신문 : 10/03/26 869호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