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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담

법화경에는 '모든 인간은 일체 차별 없이, 더없이 존귀한 부처가 될 수 있다'는
인류에게 보내는 강력한 메시지가 있습니다.

부천세종병원 중환자실 주임 간호사 조미해
용기-희망 주는 묘법의 ‘백의의 천사’
삶과 죽음 교차하는 중환자실 14년 베테랑 간호사
‘스승’의 존재는 매번 새로운 에너지를 생명 가득히
・소사권 도원지부 지구부부인부장 조미해氏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중환자실에서 14년 동안 일해 온 베테랑 간호사 조미해(왼쪽)씨. 그는 학회 활동으로 단련한 강인한 생명력으로 모든 사명에 온 힘을 쏟으며 사람들에게 용기와 희망의 불꽃을 심고 있다.

모든 환자들이 고요하게 잠든 늦은 밤에도 중환자실의 불은 꺼지지 않는다. 모니터 화면에는 환자의 상태를 보여주는 온갖 신호가 쉴 새 없이 나타났다 사라지고,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갖가지 의료 장비도 쉼 없이 돌아가며 제 기능을 한다.

간호사들 역시 자신이 맡은 환자의 상태를 꼼꼼히 살피며 언제 벌어질지 모르는 위급 상황에 대비한다. 부천세종병원 중환자실에서 14년째 근무한 조미해씨는 폭풍 전야와 같은 이러한 밤을 얼마나 지샜는지 모른다. 비록 3교대 근무이기 때문에 매번 밤낮이 바뀌기는 해도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는다.

주임 간호사인 조씨의 주요 임무는 몇 명의 간호사들과 함께 중환자실에 있는 10명 가량의 환자를 세심하게 보살피는 것. 특히 심장을 전문으로 하는 병원 특성상 이곳에 있는 환자들은 일단 응급상황이 발생하면 곧 삶과 죽음을 오가는 위기에 빠질 수 있기 때문에 매 순간 긴장을 늦출 수 없다.

또 이러한 여건이기 때문에 매번 응급상황이 발생하는 것도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일단 응급상황이 되면 얼마나 신속하고 정확하게 대처하느냐가 매우 중요한데, 바로 곁에서 환자를 보살피는 조씨와 같은 베테랑 간호사의 역할은 이럴 때 더욱 빛을 발한다.

“이런 상황에서 풍부한 경험과 전문적인 지식은 매우 중요합니다. 같은 의료기구를 써도 천차만별인 환자의 상태를 감안해 판단해야 하고, 순간의 실수가 환자의 생사와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이런 탓에 이곳에서는 조씨같은 실력 있고 경험 풍부한 베테랑 간호사가 내놓는 의견을 의사들이 중요하게 여길 때가 많다. 수련의에게 있어서도 조씨의 경험은 중요한 조언이 된다.

응급상황이 아닐 때도 조씨의 눈은 늘 환자의 상태를 살피는 데 쏠려 있다.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아도 몸속에서는 생명을 위협하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때 미세한 증세를 알아 채고 이에 적절하게 대처하는 것 또한 경험에서 쌓아 올린 실력에서 비롯된다.

중환자실이 이러한 상황이다 보니 조씨는 매번 안타까운 일을 겪는다. 함께 대화하고 웃던 환자가, 그래서 한 가족이나 다름 없던 사람이 생명의 끈을 잇지 못하고 떠날 때는 마음 한구석에서 미어지는 아픔에 가슴이 저리기도 하다.

이와는 반대로 인공호흡기를 달고 무려 3백 일 가까이 누워 있어 그 누구도 희망을 갖지 않던 한 할머니가 어느 날부터 급속도로 좋아져 일반 병동으로 옮겼을 때는, 둥둥 떠 다니는 듯한 마음에 발걸음이 가벼울 때도 있었다.

이렇게 삶과 죽음, 슬픔과 기쁨이 공존하는 중환자실은 어쩌면 삶의 극단적인 단면을 지닌 인생의 축소판과도 같다. 그런 까닭에 조씨에게는 불법(佛法)에서 익힌 철학과 사상이 더 한층 깊이 다가온다.

“중환자실에 누운 환자들은 건강에 모든 희망을 걸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병원 밖에는 모든 것을 갖추었는데도 조그만 고뇌에 빠져 시간을 허비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런 만큼 인생을 소중히 하며 학회 활동에 더욱 매진하게 됩니다. 때로는 그 과정이 무척 힘들기도 하지만 매순간 제 자신과 싸우며 생명을 단련했습니다.”

14년 전 경북 김천에서 올라와 이 병원 중환자실로 발령받을 때부터 조씨는 하루하루가 긴장의 연속이었다. 처음 1년 동안은 일이 너무나 힘들어 날마다 울고 다닐 정도였다.

초긴장 상태에서 지내는 중환자실이라 극심한 스트레스에 몸도 마음도 지치기도 했지만, 학회 활동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긍정적인 마음을 잃지 않고 환자에게 밝은 미소를 보내고, 어떤 위급 상황에도 쉽게 분동하지 않는 마음의 여유와 강인함을 지니게 했다.

오늘 하루도 정신없이 바쁠 병원 생활을 앞두고 조씨는 깊이 기원한다.
“모든 사람들의 아픔이 한시바삐 희망과 기쁨으로 바뀌기를….”

온갖 고통이 가득한 곳에서 미소를 잃지 않고 희망을 꽃 피우려는 듯 환자를 돌보는 조씨. 그의 손길은 환자에게 안심과 용기를 주는, 묘법을 지닌 천사의 손길로 다가서고 있음에 틀림없다.


이상도(sdlee@hknews.co.kr) | 화광신문 : 07/04/13 728호 발췌